북한산성 반 바퀴 돌기
2018년 9월27일 목요일
10월 3일에 길동무들은 북한산성투어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날 따라가고 싶지 않아서
산길샘 카페에서 북산산성16문돌기 GPX자료를 다운받아두었다.
느직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먹거리를 챙겨서 길을 나섰다.
단호박과 고구마도 챙기고 선식도 넣었다.
충분하게 쉬면서 먹을거라고
구파발역에 도착하여 2번 출구에서 34번을 타고 북한산성입구로 갔다.
이 버스가 가는 길은
며칠 전에 멕가이버님을 따라 걸었던 길이어서 낯설지가 않았다.
북한산성탐방센터에 가서 지도를 얻어서 가방에 넣고
출발하지나 1시 15분이다.
GPX를 켜고 소그미가 놓쳤다는 16분터부터 접수하고 대서문을 지나 다시 GPX를 따라서 걸었다.
걷기 시작했는데 푸른이 한테서 카톡이 왔다.
감꽃 글에 댓글을 달거냐고
난 지금 북한산 걷는 중이라고 하고 인증샷만 날렸다.
생각보다 산은 험했다.
며칠 전 블도저 님 따라 걸었던 도봉산 코스보다 더 험한 산이었다.
그러나 도중에 간혹 등산객들이 있어서 크게 두려움은 없었다.
예상보다는 등산객이 많지는 않았다.
문 같아 보이는 곳에서는 꼭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고 해서
셀카를 찍어댔다.
간혹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이 있으면
인증샷을 부탁도 해 보았다.
셀카 장착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남자 한 사람을 도중에 만났는데
그 사람은 좀 냉정한 것 같아서
부탁을 안했다.
내가 좀 따라가겠다고 했더니 대답도 안하고 내달으니
다른 말을 더 붙이기도 어려웠다.
큰 불상이 있는 절을 지나서 암벽을 오르는데 부부인 듯한 한 쌍이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고 했다.
행인이 많잖으니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을 보면 어찌나 반가운지
내가 먼저 인사를 했다.
그러면 대부분 응답을 해주는데 아까 그 남자는 중년 쯤 되어 보이는데
이상하게 내가 오르면 내려가고 나를 피해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랬다.
드디어 목적지인 오늘의 대남문에 도착했다.
문이 있는 근처에 다달으니 남성 한 분이 성벽 쪽에서 내려오길래
그 곳은 뭣이 있냐고 물으니 이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문수봉'이란다.
5분밖에 안걸린다고 오르기를 권하길래
산길샘 지도는 띠리링 거리지만 올라가 보고 싶어서 올랐다.
그 정상에서 아까의 그 남자가 또 쉬고 있었다.
요번에는 아예 나도 외면하고 내 물병에도 물이 다 바닥이 났으므로
비상용으로 챙겨간 배즙을 병에 부어 넣었다.
인증샷도 셀카로 찍고 그 사람이 또 바람처럼 휙 내려가길래
나도 정상에 올라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반대편에서도 올라오는 길이 있었나 보다.
나야 앱이 가라는 곳으로마 왔는데
그냥 등산이 목적인 사람들은 좋은 길들을 찾아 걷기 때문에
문수봉 정상도 오르는 길은 여러 곳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대남문으로 내려오니 복면 쓴 젊은이 한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길래
말을 걸었더니 이제사 그 사람은 내라 올라온 길을 반대방향으로 내려간다고 했다.
이제 여기서 부터는 나는 앱도 없으니 하산 길을 물었더니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문을 배경으로 인증샷이 필요하댔더니 내려와서 사진까지 찍어준다.
내려오다가 또 길이 헷갈려 물으니
다시 내려와서 자세히 안내해준다.
젊은이가 자기 길도 바쁜데 고마워라!
여기서 대동문인가 하는 곳으로 가려면 많이 가냐고 물으니
지금 시각이 5시가 넘어서 거기로 가려면 늦어서 어두워질 수 있으므로 그냥 내려가라고 한다.
그냥 내려가도 1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고
고마운 젊은이!
복 많이 받으세요!
대남문에서 하산길도 4키로 정도 되는 거리였다.
다행히 해가 떨어지기 전에 다시 대서문에 도착했다.
내려오다 보니 아까 올라갔던 그 길이 나타나서 감짝 놀랐다.
들고 나는 곳이 같은 곳일 줄은 몰랐다.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서쪽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감꽃 님의 글은 전철 안에서사 확인했다.
감꽃으로부터 흥분하지 말고 관망해보자고 문자가 왔다.
나도 어떤 반응을 하는 것보다는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오늘 걸은 길에서 만든 GPX 파일을 소그미한테 보냈다.
전혀 영남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서로가 모르는 척
이 또한 지나가리니ㅠㅠ
내일은 나머지 반쪽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