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8일
오늘은 어제 못다 걸은 북한산성문 돌기 완전 뽀개기에 나섰다.
영감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영감쟁이가 출근한 뒤에서 먹거리 챙겨 넣고
9시에사 집을 나섰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2시간이나 빠르니까 탐방센터가 문닫기 전에는 하산이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나섰던 것이다.
11시 쯤에 북한산 정문에 도착하여 산길샘 기록을 시작했다.
여럿이 걸을 때는 사람들과 수다를 떨다가 길을 눈여겨 보지 않아서 다시 걸으려해도 늘 새길 같아서
길을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어제는 나 혼자 길을 찾아 걸었기 때문에
어제 기록한 지도를 켜지 않았어도
낯설지 않고 다시 찾아가는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대남문까지는 어제 내려왔던 길로 쭈욱 따라서 올라가면 되는 것이어서
산길샘 카페에서 내려받은 원본 GPX를 켜고 트랙따라가기 상태에서 기록하기를 시작했다.
대남문까지는 5.2키로나 된다.
어제 내려올 때는 1시간 10분정도 걸렸지만
오르기는 1시간 5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대남문에서 차근차근 GPX를 따라 걸었다.
보국문과 대동문을 지나고 용암문을 지나 백운봉 암문까지 갔다.
거기서 백운대까지는 불과 400미터 밖에 안된다.
다행히 창원에서 올라왔다는 젊은이가 백운대를 꼭 오르고 싶다고 해서 따라 올라가 봤다.
오르막에 쇠기둥과 밧줄이 있지만 외길이라 내려오는 사람들이 하산할 때까지 기다리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
일단 태극기가 꽂힌 정상까지 올랐다.
40년 전에 올랐던 기억이 있지만
그 때의 감회와는 완전히 달랐다.
수도 서울의 풍광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것이다.
이렇게 나도 오를 수 있었는데
그동안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자주 찾아 와야 겠다고 생각하고
정상에 오른 사람들끼리 서로 인증샷을 찍어주고 내려왔다.
계획에 없던 백운대를 오르는 바람에
남은 성문들을 다 돌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가야한다.
북한산성탐방센터로 바로 내려가면 안되고 나는 반드시 북문과 서암문을 꼭 지나서 하산해야 하므로
산길샘이 안내하는 곳으로만 가야한다.
길이 어긋났는지 산길샘이 띠리링 거린다.
그래서 다시 오르막 길을 택했다.
용암문을 지나고 원효봉에서 인증샷을 찍고
북문을 지나 서암문에서 인증샷을 찍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각에 하산한 것 같았다.
탐방센터 사무실이야 문이 닫혔겠지만
어둡기 전에 산을 벗어난 것만 해도 천만 다행이다.
아까 산 중턱에서 만난 외국인 청년들에게
함께 하산을 종용하지 않은 것이 내내 걱정이 되었다.
그네들은 5시가 다 되어 가는데
백운대를 오르려고 하던데
그냥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줄 걸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 뒤로도 네댓 사람이 더 올라가기도 했으니
별 일이야 없겠지만
밤길에 어둠 속에 돌길을 내려오기는 쉽지가 않을 텐데
외국인들이면서도 참으로 용감하지 싶었다.
암튼 이틀 동안에 북한산성문 투어는 마무리 했다.
나중에 다시 북한산성탐방센터를 찾아서 인증절차를 밟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