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12월 25일 남한산성 일주

초장화 2018. 12. 26. 00:09

오랜만에 맥가이버 님의 리딩을 따라걷기로 하고 참가 댓글을 달았는데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공지를 자세히 보니

걷기 후 맛집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비밀댓글로 괜찮은지 여쭈었더니

원하는 분들만 가시도록 한다고 답댓글이 달렸다.

그래서 나는 참석 취소 댓글을 달았다.

깃발님도 확인 댓글을 달아주신 것으로 보아

저녁식사 안하는 사람은 배제하는 것이 확실한 것 같았다.

나 혼자서 이제는 맥가이버 길은 끝이구나 생각했다.

서글프기까지 했다.

저녁식사도 원하는 사람만 동행해야한다면 앞으로는 맥가이버 길은 아예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전철 안에서 나 홀로 프로그램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수서역을 놓쳤다.

대모산입구역에서 내려서 다시 수서역으로 되돌아왔다.

수서역에서 오금행을 바로 타기 전에

시장기나 떼우자 싶었다.

어차피 인도행 프로그램을 동행하지 못할 거면

좀 뒤에서 천천히 가는 게 좋을 성 싶어서 였다.

수서역에서 오금행을 타고 가는 중에 맥가이버 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뭔일이시지?

이 분은 절대로 전화 연락을 안해주시는 것으로 아는데

전화를 받으니

내가 답댓글을 잘못 해석했음을 알 수 있었다.

깃발님도 전철 안이라 자세히 못 써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뒤쫓아 가겠다고 했다.

서문쪽으로 오라고 하신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런데 이게 뭔일?

한참을 가다보니 마천방향이 아니고 천호동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역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내려서 마천방향으로 가는 전철이라고 다시 환승했다.

세 정거장만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전혀 못 들어본 역이름들이 나타나서 옆에 사람에게 여쭈었더니 상일동행이란다.

다시 내렸다. 일단 앱을 검색해보니 강동역에서 환승해서 마천행을 타야하는 것이었다.

일단 깃발님께 나를 괘념치 말고 진행하시라고 문자만 드려놓고

이제부터는 1시간 이상 늦어버렸으니

본진 따라잡기는 포기해야하나 싶었다. 최소한으로 봐도 동문이나 가야 가능할까 싶었다.

일단 서문을 지나고 북문 쪽으로 오르는 길에서 지름길일 듯 싶어서 장경사 쪽으로 숲길을 택해서 걸었다.

동장대 암문쪽으로 진행하다가 앞쪽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30명 가량의 대부대의 이동 모습을 보셨는지 여쭈었더니

벌봉으로 가더라는 정보를 주셨다.

깃발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안 받으신다.

성곽을 내려다 보니 벌봉쪽에서 나오는 등산객에서 대부대의 모습을 보셨는지 여쭈어 보려는 찰라에

전화벨이 울린다.

맥가이버 깃발님이시다.

지금 벌봉에서 점심식사 중이시란다.

벌봉입구라고 했더니 그리로 오란다.

0.6키로 밖에 안되니 금방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단 가다오다 만나면 되돌아 오더라도

가보기로 하고 벌봉으로 향했다.

3주 전에도 한봉 쪽으로 가다가 지나간 길이므로 생소하지는 않았다.

벌봉에 오르니 점심을 다 먹고 일어서는 중이어서

인증샷 찍고 함께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지난 가을까지도 보수공사로 엉망이었는데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있고 야자 매트도 깔끔하게 깔려있었다.

대신 동문을 지나고 남문에서부터 수어장대 쪽으로 보수공사로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서 잠실 쪽을 조망이 어려웠다.

1년 쯤 후에는 이 곳도 보수공사가 끝나면 남한산성 일주 코스가 거의 정리가 될 성 싶었다.

남문 쪽으로 오다가 모자로 쓰는 버프가 보이지 않는다.

가방을 뒤져봐도 없어서 뒤에 오는 길벗님들께 여쭈었더니

다행히 고을님이 주워서 챙겼노라고 꺼내주신다.

남의 물건이지만 지나치지 않으시고 챙겨넣어오신 것이 어찌나 고마운지

수어장대를 올라서 인증샷을 찍고 다시 서문에서 성곽 외곽길을 걸어서 연주봉 옹성으로 갔다.

나는 아침에도 이길을 걸었기 때문에 길벗들이 이미 이 곳을 거쳐갔을 줄 알았는데

길벗님들은 아침에 들머리가 내가 올랐던 성불사 쪽이 아니었던가 보다.

암틈 의외로 빨리 일행을 만나서 오늘도 남한산성길을 완주하였다.